하나님의 때-카이로스-를 분별하는 지혜 (손성무 목사)

관리자2
2020-12-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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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보통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데 있어서 '이것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가, 원하시지 않는가'라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.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언제(when)가 하나님의 적기(right time)인가 하는 것입니다.
그 '때'의 중요성을 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.
"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"(전3:1)

헬라어에서는 일반적인 시간의 개념을 나타내는 '크로노스'란 단어와 구별하여서 하나님의 특별한 때 혹은 역사의 중요한 일이 일어나는 특정한 때를 '카이로스'란 단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. 성경에서 흔히 등장하는 '때가 차매'라는 표현들이 바로 그것입니다.
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데 있어서 이 '때'의 문제는 대단히 중요합니다. 아무리 그것을 하나님께서 원하신다고 하더라도 이 하나님의 때(카이로스)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습니다.

대상12:32에 보면 다윗의 군대 중 잇사갈 지파에 대한 설명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.
"잇사갈 자손 중에서 시세(the times)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두목이 이백 명이니 저희는 그 모든 형제를 관할하는 자며"
이 말씀은 하나님의 정확한 때 즉 카이로스를 분별하는 사람만이 그 이후에 마땅히 행할 바를 분간할 수 있으며, 그런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의 자격이 있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.

우리는 흔히 어떤 일을 추진하다가 한계에 부딪쳤을 경우 "계속 이 일을 추진해야 될 것이냐, 말 것이냐"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됩니다. 이 때에 우리들에게 가장 유용한 지침은 과연 무엇일까요?
그것은 이 때야 말로 그 일이 처음 시작된 원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입니다. 첫 출발점으로 돌아가 그 일이 과연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인가를 자문해야 됩니다. 하나님께로부터 출발하지 않은 모든 것은 언젠가는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.

옛날 중국고사에 이런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.
한 사나이가 마차를 타고 북쪽을 향해 급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. 그 모습을 보고 이상히 여긴 마을 사람 하나가 그를 세우고 물어보았습니다.
"어디를 그렇게 급히 달려가십니까?"
"초(楚)나라로 가는 길입니다."
"아니, 초나라는 남쪽인데요?"
"이 말은 기막히게 잘 달리는 명마(名馬)입니다."
"말은 잘 달릴지 모르지만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."
"여비가 많으니까 걱정 없습니다."
"그래도 길이 틀린데요."
"마부가 좋아 아무 걱정 없습니다."

아무리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해도 첫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은 가능성이 없는 것입니다. 이런 경우는 "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"는 우리 속담의 지혜를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. 그러나 반대로 첫 출발이 옳은 것이라면, 그리고 순수한 동기로 그 일을 지속해 왔다면 그 때의 장애는 하나님의 포기의 사인(sign)이 아닌 넘어서야 할 장벽이 될 것입니다. 이런 경우는 우리 속담의 "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"는 격언이 적용되어야 할 시점입니다.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 "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"(눅9:62)는 말씀을 되새겨야 할 시점입니다.

하나님의 때-카이로스-를 분별하는 지혜는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기도제목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.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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